
전투병과도 아닌데 독어/불어 한다는 이유만으로 차출된 옆부대 아저씨 업헴.
이미 스필버그 감독이 밝혔듯 업헴은 스필버그의 오너 캐릭터(즉 자신의 캐릭)입니다.
아무런 경험도, 전투를 치를만한 역량이 없는 민간인이 전투에 내던져지면 어떤 모습인가를 진지하게 고려하여 만들어진 캐릭터로서, 그는 전투를 맞닥뜨리며 매우 힘들어합니다.

상식적인 양심이 있어 독일군 포로를 살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그 독일군이 지원군을 끌고 왔다거나 탄약을 전달 못하고 주저앉은 것을 보며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며 느낀건 답답함일 겁니다.
특히 마지막 전투에서 쇼크에 빠져 제때 기관총 탄약을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헨더슨과 멜리시가 죽게 되지요.

그러나 이 대목이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다른 전쟁영화와 차별화를 이루며 명작이라고 불리는 요소중 하나가 됩니다.
전쟁은 이런 것이다 라고 감독이 이야기 하듯 우리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며, 그래서 영화를 보며 업헴에 대한 답답함과 빡침은 "나는 저러지 않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나와 다를바 없는 업헴을 외면하게 되면서 드는 감정인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 우리 대다수는 저렇게 답답하고, 더러는 비겁해 보이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겟죠. 심지어 훈련받은 군인들 조차도 장담할수가 없어요. 훈련을 받았고, 아무리 머리로 알고 있다 한들 그런 상황에 빠지면 그때부터는 내가 잘 대처할지, 쇼크에 빠질지는 주사위 던지기만도 못한 것이지요. 아마 훈련소 가스실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거같습니다.
즉 기존의 전쟁영화에서처럼 무슨 갑자기 영웅처럼 행동하는 것을 부정하고, 전쟁의 참혹함과 그 참혹함에 던져질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의 현실이 어떠할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겟습니다.

여하간, 그는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행정병이니 이후 복귀했을듯) 사람을 살해합니다. 자신이 살려보내자고 주장했는데, 동료들 거의 모두를 죽게 만들었으니...
그의 눈엔 희번뜩하게 살의가 빛납니다. 그러나 무기를 버린 포로를쐈으니 업헴은 ptsd를 앓으며 아마 이 1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이 앞으로 수십년간 꿈에서 끝없이 반복되며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게 되겟죠.

마지막 전투가 끝나고, 업헴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전사한 밀러 대위와, 역시 망연자실히 서서 대위를 내려다 보는 라이언을 바라봅니다. 과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오직 업헴 자신만이 알 것입니다.